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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5 울산.황토전마을 야생화

제이제이 2017. 3. 8. 21:10

2017.3.5 울산.황토전마을 야생화


변산바람꽃. 복수초. 노루귀를 만나러 울산. 무룡산옆

황토전마을 야생화 군락지를 찾아간다.

네비찍고~



온갖 생각을 하면서 꽃에게로 달려가는 시간은

황지우의 시 속의 시간과 꼭 같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 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서성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설레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서성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난후 황토전 마을 입구에 도착하고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들어간다.


작은무룡산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황토전마을 뒤로 보이는 작은무룡산이다.


이곳 주차장에 차 팍킹하고


야생화 군락지로 가는 길은 주차장 뒤로 연결된다.


대나무숲 옆 작은 오솔길을 따르고


옛 우물터를 지난다.


이어 나타나는 여러기의 묘지를 지나자마자

야생화 군락지가 나타난다.


가장 먼저 변산바람꽃이 반겨주는데


이곳 변산바람꽃은 절정기의 끝 자락이다.






봄나들이 나온 변산아씨의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는듯…






작고 가녀릴 몸집이지만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다음은 복수초가 반기고


황금술잔을 연상케하는 복수초는 이미 많이 올라와

이곳 저곳에서 나를 부른다.






봄소식   -채 해송-

엄동(嚴冬)의 슬픔에 숨 죽여 울더니 가슴 메어지는 응어리를 깊이도 품었구나

살가죽 벗겨지는 칼바람 속에서도 용케도 살아 남아 푸른 용기 얻었구나

인고(忍苦)의 세월 너머 만삭의 몸으로 가슴에 물결치는 환희(歡喜)의 나래여

보얀 솜털 앙다문 여린 생명 가랭이 벌려 기쁜 날엔 속 깊은 봄소식을…




꽃줄기나 잎이 올라올 때 “노루의 귀”를 닮은 녀석노루귀다.







꽃멀미  -이 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그렇게 변산바람꽃. 복수초. 노루귀와 보낸 봄철 한 나절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작은 꽃들 앞에 무릎 꿇는 그 순간에 바로 내 곁에 있었다.



이제 봄꽃은 폭죽처럼 터져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