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어록

(무문관 제4칙) 호자무수(胡子無鬚)

제이제이 2017. 8. 7. 20:17

(무문관 제4) 호자무수(胡子無鬚)

 

혹암선사가 대중에게 말했다.

"서천의 달마는 왜 수염이 없는고?

"或庵曰 西天胡子 因甚無鬚? ("혹암왈 서천호자 인심무수)"

 

무문왈: 참선은 모름지기 참된 수행이어야 하고

깨달음은 참된 깨달음이어야 된다.

그대는 달마를 한 번은 직접 친견하여야 한다.

그러나, 친견이라고 하는 순간 이미 둘로 분리되어 버린다.

(오직 그대 자신이 달마임을 알아야…)

 

바보 앞에서 꿈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달마가 수염이 없다느니

맑은 물에 술 잔을 기울이는 꼴이다.

 

*혹암사체[或庵師體:1108-1179]-송나라때 임제종 스님. 원오극근의 법손

 

공안을 접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왠 일일까? 달마에게 수염이 없다니

각종 달마도에 나오는 대사의 모습은 그야말로 수염 투성이다.

그런데, 왜 수염이 없다 했을까?

그러나, 그대는 명심해야 한다.

모든 존재에 불성이 있다고 하였는데

一切衆生 悉有佛性 (일체중생 실유불성)

조주는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당연히 달마에게도 수염이 있을 수 있겠는가?

달마의 수염이 보인다면 공연히 수염타령만 하지 말고

오직 그대 자신이 달마와 둘이 아님을 알 때까지

열심히 수행하시길 바랍니다.

 

무문관 제1 '구자무불성'과 비교하여 참구하시기 바랍니다.

무문관 1.2.3.칙과 4.5.6.칙은 그 뜻과 배열이 비슷합니다.

1칙에서 6칙까지 서로 비교하며 깊이 성찰하셔서

무문선사의 깨달음의 노래를 같이 즐기시기 바랍니다.

 

무수를 수염이 많다고 해석하여 설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수염이 많다고 해석하든

수염이 없다고 해석하든 모두가 부질없는 수염임을 알아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