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부

간경수행-3

제이제이 2014. 11. 28. 07:54

3. 간경수행의 갈래와 방법

 

간경수행은 가장 기초적인 수행법이므로 나름대로 여러 방편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이 방편들은 크게 열 가지로 구분되는데, 이를 일러 십종수지(十種受持)”

또는 십종전통(十種傳通)”이라 부르는 바, 그것은 수행자가 마땅히 행해야 할

열 가지 간경법이란 뜻이다.

대승의 법을 수행하는데 열 가지가 있나니 첫째는 쓰고 베낌이요.

둘째는 공양함이요, 셋째는 베풀어서 남에게 줌이요,

넷째는 다른이가 읽고 외면 한 마음으로 들음이요,

다섯째는 자신이 읽음이요,

여섯째는 자신이 이치대로 이름과 글귀와 맛과 뜻을 취함이요,

일곱째는 도리 그대로와 이름과 글귀와 맛을 나타내 설명함이요,

여덟째는 바른 마음으로 듣고 욈이요,

아홉째는 조용한 데서 이치대로 헤아림이요,

열째는 이미 뜻이 들인 것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하여 닦아 익히는 것이다.

<중변불변론 무상승품>

 

4. 간경수행의 공덕

 

1) 금강경

 

간경수행의 공덕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누누히 말씀하셨다.

그 가운데 먼저 금강경에서 밝히신 몇 구절을 들어보겠다.

 

“수보리야, 이 경이나 아니면 그 가운데 4구게 만이라도 마땅히 알아라.

이곳은 일체 세간의 천상과 인간과 아수라가 다 마땅히 공양하기를 부처님의

탑묘와 같이 하는데, 어찌 하물며 사람이 있어 능히 다 받아지니며 읽고 외움이랴.

수보리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가장 높은 제일가는 희유한 법을 성취하리라.
만약 이 경전이 있는 곳이면 곧 부처님과 존중하신 제자가 계심이 되느니라.

 

“수보리야, 장차 오는 세상에서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서 능히 이 경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면 곧 여래가 불지혜로써 이 사람을 다 알며 이 사람을

다 보나니 모두가 헤아릴 수 없고 가 없는 공덕을 성취하게 되리라.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아침에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몸으로써

보시하고, 낮에 다시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며, 다시 저녁 때에도 또한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여 이와 같이 무량백천만억겁 동안을 몸으로써

보시하더라도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이경전을 듣고 믿는 마음으로 거슬리지

아니하면 그 복이 저보다 수승하리니 어찌 하물며 이 경을 베끼고 받아지니며 읽고

외우며 남을 위하여 해설해 줌이랴.

 

2) 법화경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 못지 않게 우리 나라에게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경 가운데 하나가 법화경이다.

법화경은 사상적인 탁월함뿐만 아니라 경문이 비유가 많고

평이하게 쓰여 있어 사람들에게 쉽게 감응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불보살님의 위신력과 다양한 진언과 행법들, 그리고 어느 경전보다 법화경 수지독송의 공덕을 강조하여

법화경을 하나의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여기게 되었다.

 

숙왕화야, 이 ‘법화경’은 능히 일체 중생을 구원하며, 이 경은 능히 일체 중생의 모든 고뇌를 여의게 하고,

이 경은 능히 일체 중생을 크게 이익케 하여 일체 중생의 소원을 충만케 하나니,

맑고 시원한 못이 일체의 목마른 사람들을 채워 주는 것과 같으며, 추워 떨던 사람이 불을 얻은 것과 같고,

벗은 이가 옷을 얻은 것과 같으며, 상인이 물건의 주인을 얻은 것과 같고, 아들이 어머니를 만난 것과 같으며,

나루에서 배를 얻은 것과 같고, 병든 이가 의사를 만난 것과 같으며, 어둔 밤에 등불을 만난 것과 같고,

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은 것과 같으며, 국민들이 현명한 지도자를 만난 것과 같고,

행상이 바다를 얻은 것과 같으며, 밝은 햇불이 어둠을 제거하여 주는 것과 같느니라.

 

이와 같이 ‘법화경’은 중생들의 일체 고통과 일체 질병을 여의게 하여 능히 일체 생사 속박에서 해탈케 하느니라.

그러므로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법화경’을 듣고 스스로 쓰거나 만일 다른 사람을 시켜 쓰면,

그 얻는 공덕은 부처님의 지혜로 그 많고 적음을 헤아리어도 그 끝을 알 수 없느니라.

혹은 이 ‘법화경’을 써서 꽃. . 영락. 소향. 말향. 도향과 번개. 의복과 가지 가지의 등인 소등. 유등. 향유등. 첨포유등.

수만나유등. 바라라유등. 바리사가유등. 나바마리유등으로 공양하더라도 그 얻는 공덕은 또한 한량 없느니라.

숙왕화야,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약왕보살의 본사품을 들으면 또한 한량 없고

가이 없는 공덕을 얻을 것이며, 혹은 어떤 여인이 이 약왕보살의 본사품을 듣고 받아 지니면,

그가 여인의 몸을 마친 뒤에는 다시 여인의 몸으로 태어나지 않으리라.

만일 여래께서 멸도하신 후 오백년에 이르러 어떤 여인이 이 경전을 듣고 그 설한 바와 같이

수행하면, 그 목숨을 다 마친 뒤에 극락세계의 아미타불을 큰 보살 대중들이

둘러 있는 곳에 가서 연꽃 가운데의 보배 자리에 태어나리라.

 

그리하여 다시는 탐욕하려는 번뇌가 없고, 성내고 어리석은 번뇌도 없으며,

또한 교만하고 질투하는 여러 가지의 더러운 번뇌가 없으리라.

그리고는 보살의 신통과 무생법인을 얻어서 눈이 청정해지며,

이 청정한 눈으로 칠백만 2천억 나유타 항하의 모래같은 열 부처님 여래를 보게 되나니,

 

이때 여러 부처님들이 멀리서 칭찬하시기를 ‘착하고 착하도다. 선남자야, 너희들이 능히

석가모니불의 법 가운데서 이 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사유하여 다른사람들에게 설해 주면,

그 얻는바의 복덕은 한량 없고 가없어 불도 능히 태우지 못하고 물도 능히 빠뜨릴 수 없느니라.

이러한 공덕은 1천 부처님들이 다함께 설한다 할지라도 능히 다 할 수 없으며,

너희들이 이제 여러 마군을 파하여 생사를 벗어나니, 여러 가지 다른 원수는 자연히 멸하느니라.

 

3) 기타

 

관자재보살은 약차 나찰을 위하여 법을 설했다.
너희들은 잘 들으라. 대승의 경이 있는데 이름이 대승장엄보왕이다.

만약 몇 구절을 듣고 잘 받아서 가지고 독송하여 그 뜻을 해설하고

마음에 항상 생각하면 그 복덕은 한량이 없을 것이니라.

 

선남자야, 모든 티끌수는 내가 능히 그 수를 헤아릴 수 있으나 만약 대승장엄보왕경에

일사구게를 능히 받아 지닌다면, 그 거두는 복덕은 내가 능히 그 수량을 헤아리지 못하며,

만약에 큰 바다에 모든 물은 내가 능히 그 물방울 수를 헤아릴 수 있으나 만약 이 경에서

능히 일사구게를 받아 가지는 그 복덕은 내 능히 그 수량을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가사 십이긍가하의 모래수와 같은 여래응정등각을 십이겁 동안 함께 한 곳에 모시고

항상 의복, 음식, 와구, 탕약과 다른 모든 자구로써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께 보시하고

공양하여 얻는 복덕은 그 수량을 다 말할 수 없다.

오직 나뿐 아니라, 흑암처에서도 다 설하기 어려울 것이다.

선남자야, 또 만약 사대주의 사람이 각각 자기 사는 집으로써 정사를 만들어서 그 안에

천금보로써 천개의 불탑을 하루에 다 만들고, 여러 가지로 공양하여 얻은 복덕이

이 경 가운데 일사구게를 잘 수지하여 얻은 복덕만 같지 못할 것이다.

선남자야, 오대하가 큰 바다에 들어가듯 이와 같이 흘러들어 가는 것이

다함이 없는 것과 같이, 만약 이 대승경전의 사구게를 지니는 자가 있다고 하면

그 얻는 복덕의 흘러 들어 가는 것도 또한 다함이 없느니라.
이같은 유정들이 마음으로 오직 이 경의 이름만 생각해도 이러한 이익과 안락을 얻는데

만약 이 사람이 이 경을 듣거나, 능히 서사하여 수지독송하거나 공양하고 공경하면

이와같은 사람은 항상 안락을 얻을 것이다.

 

혹은 이 사람이 이 경 중에서 한 글자만 서사하여도 이 사람은 당래에 윤회의 고를 받지 않고

영원히 도아와 괴회 등 이러한 하천한 짐에는 태어나지 않고, 태어난 몸은 영원히 곱사와

앉은뱅이와 언청이와 문등병 등의 기뻐하지 않는 형상을 받지 않고, 신상이 원만함을 얻으며

제근(諸根)이 구족하여 큰 세력이 있는데, 하물며 구족하게 받아지니고 독송하고 서사하며

공양하고 공경하는 사람의 얻는 공덕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대승장엄보왕경>

 

선남자여, 이 경을 받들어 지니는 이는 그 마음을 얻고 잃는 것이 없이 항상 범행을 닦으리라.

<금강삼매경 총지품>

 

경을 등는 일 귀를 거치는 게 인연일 것이니 그 결과 기쁜 복이 있으리라.

환상같은 몸뚱이야 사라지더하도 참다운 행실은 없어지지 않으리라

<선가귀감>

 

이상의 인용들은 모두가 곧 금구(金口)의 정성스럽고 진실하신 말씀들이요,

중생의 허망심으로 맹랑하게 이른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극한 마음으로 독송하는 사람은 영험이 헛되지 않은지라 언제나

부처님께서 가만히 드리워 호념해 주심을 받을 것이니 혹은 ‘선재로다’하고

칭찬도 하시고 손으로 이마도 쓸어 주시며 함께 여래의 옷을 덮어 섭수하고

부촉하여 위신력의 가피로 따라 기뻐하심은 물론 또한 신왕이 보호하고

하늘의 선인들이 모시며 금강신이 옹호해 따르고 제석신이 꽃비로 찬탄할 것이다.

복덕이 되는 인유(因由)를 성취함이 법계 허공의 크기와 같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이 뛰어나서 나아가서는 항하의 모래와 같은 칠보로 인연을 베풀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또한 신체가 영통하여 무너지지 않으며 연꽃과 같은 혓바닥에 입에는

자단의 향내가 날 것이니 한 구절만 들어도 반드시 보리심에 나아가고

반 게송만을 외워도 공덕이 부처님과 같아지리라.

이와 같아서 만일 경전을 써서 펴낸다면 욕계천상의 과보를 받고, 지니고 읽고

외우며 수행하는 사람을 공양하면 복덕됨이 부처님보다 더욱 지나리니

이를 일러서 법위덕력(‘法威德力)의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문’이라고 하는 것이다.
만 가지 상서와 천 가지 영험이 이로 인하여 감통하며 또한 삼현(三賢)과 십성(十聖)

이로부터 나는지라 끝없는 옛적부터 오늘날에 이르도록 아울러 범부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삼업으로 공양하고 십종으로 받아가져 참된 말씀을

받들어 전해 오면서 면면히 끊이지 않거늘 어찌 비방하는 마음만 일으켜서

올바른 법륜을 단절케 하겠는가.

<만선동귀집>

 

경전의 수지독송의 공덕을 설한 경전이 어디 한둘인가.

거의 모든 경전에서 경전의 수지 독송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경전의 수지독송의 공덕을 강조한 것은 주로 불법의 유포와 관계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설해주거나 경을 베껴서 전해 주는 것은 지금과 같이 인쇄출판 및

정보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사회에서 포교의 유일한 경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중요한 것은 경전은 진리의 바다, 보배의 바다이니

그 속에서 진리, 보배를 주어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즉 경전을 보고 그 곳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보다 더 큰 공덕이 있겠는가.

그래서 경전에서는 이루헤아릴 수 없고 비유로도 표현할 수 없는 큰 공덕이 있다고 한 것이다.
간경의 필요성 및 바른 자세와 실천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말하였으므로 더 이상 부언하지 않겠다.

오직 바른 실천을 당부할 뿐이다. 한편 많은 대승 경전에서 불보살님의 위신력이 광대원만함을

보이셨기 때문에 경전이 신앙의 대상이 되었고, 경전에 등장한 불보살님은 기도의 대상이 되어

기도, 염불, 진언과 같은 새로운 신앙형태를 탄생시켰다.

(여기까지 내용 출처: http://dochang.pe.kr/mdk)

 

간경 수행의 포인트는?

 

염불 참선 등과 함께 3대 방편문의 하나인 간경수행을 독경(讀經)과 혼동하면 안 된다.

독경은 소리 내어 경전을 읽기만 하는 것인 반면 간경은 소리를 내지 않고

경전을 읽으며 그 뜻을 음미하는 과정을 수행으로 삼는다.

물론 경전의 뜻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가정도 포함된다.

간경수행법을 안내하는 <중변불변론 무상승품>십종수지(十種受持)” 또는 십종전통(十種傳通)”에 따르면,

△쓰고 베낌 △공양 △베풀어서 남에게 줌 △다른 이가 읽고 외면 한 마음으로 들음 △자신이 읽음

△자신이 이치대로 이름과 글귀와 맛과 뜻을 취함 △도리 그대로 이름과 글귀와 맛을 나타내 설명함

△바른 마음으로 듣고 욈 △조용한 데서 이치대로 헤아림 △이미 알게 된 뜻을 잊어버리지 않게 닦아 익힘 등이 있는데,

이 중 수행자는 인연 닿은 법을 선택해 간경수행을 하면 된다.

이와 함께 간경수행 초심자는 먼저 불교의 기본교리를 담은 <아함경> <능엄경>

→견성을 위한 <금강경>깨달음에 들어가는 <원각경>→부처의 세계인 화엄을 표현한 <화엄경>

→최상승경전인 <법화경><열반경> 등의 순서로 간경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성상현 포교사의 간경(看經) 수행법

 

자꾸 읽다보면 뜻 드러나 부처님의 현신(現身)이나 다름없는 경전.

그래서 경전은 법보(法寶)라 한다.

법보를 외면하고 깨달음에 이를 수 있을까?

육조 혜능 스님은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應無所住而生其心)”는

<금강경> 구절을 듣고 단박에 느낀 바가 있어 출가를 했다.

그리고 스승에게 인가를 받는 자리에서 <금강경>의 대의를 전수 받았다.

 

경전공부 즉, 간경(看經)은 수행자에게 깨달음의 기연을 던져준다.

간경수행의 원리는 무엇인가,

또 어떻게 경전을 읽어야 할까? ‘읽고 깨달아 진리의 실상을 바로 보라’는

간경수행. 5 24, 간경수행자 조희준(49ㆍ원화), 박미경(49ㆍ길상화) 씨가

대한불교보림회장 성상현 법사를 찾아 간경수행의 요체를 들었다.

 

#경전에서 진리의 실상을 본다 조희준 씨의 첫 질문은 직접적이었다.

“간경은 왜 합니까?

 

“부처님의 의취(義趣), 즉 부처님이 정말 표현하고자 한 뜻을 알고자 하기 위해서죠.

물론 처음에는 글자에만 매달리는 것처럼 겉도는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경전을 자꾸 읽고 들으면 그 뜻이 드러나게 돼요.

그러면 부처님의 뜻이 내 안에 새겨져 나중에는 내가 불법에 감화되는 체험을 하게 돼요.

 

<반야심경> 10년 넘게 아침마다 읽고 있다는 조씨.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경전은 너무도 많습니다. 한 권의 경전 정도는 외면 좋다고 하든데,

분량이 많은 경전은 외기가 힘듭니다.

 

“그냥 읽고 외면 그것은 지식일 뿐이에요.

가령 <금강경>을 다 왼 사람에게 <원각경>을 외라 하면, 금세 <금강경>은 다 잊어버리게 돼요.

한 경전을 다 왼다고 다른 경전을 동시에 외기는 어렵지요.

그럼 안 잊어버리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경에서 진리의 실상(眞實相)을 찾아야 해요.

예를 들어 ‘부처님이 중생계로 와 네게 가르쳐 주겠다’는 경구가 있다면,

‘내안 있는 자성자리를 비춰주겠다’는 말로 그 진실상을 드러내야 해요.

 

#선지식에게 묻되 읽고 또 읽어라 올해 초부터 매일 아침 <법화경> 사경과 함께

간경수행을 시작한 박미경 씨가 경전 읽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어려운 불교용어, 난해한 번역문 등이 초심자에게는 간경수행에 걸림돌이 됩니다.

경을 보는 안목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경이 어려운 이유는 뜻을 올바로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부처님이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를 올바로 알아야 뜻을 제대로 알 수 있어요.

안목을 키우려면, 반드시 선지식에게 법문을 청해 들어야 해요.

또 스스로 읽고 외울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독경삼매에 들어 뜻이 저절로 명확해지고 환해집니다.

육조 스님이 ‘모든 경전은 하나로 관통된다’는 말처럼, <아함경>에서 <열반경>

이르기까지 간경을 하면, 참선 못지않은 독경삼매를 경험하게 돼죠.

 

박 씨가 곧장 다시 질문을 던졌다.

 

“간경을 잘 하려면, 선지식에게 바른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해야 바른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까요?

 

“경전에 통달한 스승을 만나야 해요.

경을 완전히 이해해 뜻을 열어 보이고(開示), 깨달음에 들어간(悟入) 스승에게 바른 가르침을 받아야 해요.

가령 <금강경>을 달달 외는 사람이 정작 자신의 상()을 여의지 못하고 아만심만 가득 차 있다면,

스승은 그에게 하심(下心)의 도리를 가르쳐 줘야 해요. 스승은 수지독송을 통해 이런 이치를 알려주는 거죠.

 

#‘나’ ‘여기’ ‘지금’의 마음자세로 “어떤 자세로 간경을 해야 합니까?

 

“경전을 ‘남의 것’ ‘저기’ ‘옛날 글’ 로 여겨 읽으면 안 돼요.

그것은 불교도 아니고, 간경수행도 아니에요.

부처님의 말씀인 경전을 ‘내 것’ ‘바로 여기’ ‘지금의 목소리’로 생각하고 읽어야 해요.

그러면 여설수행(如說修行)의 자세가 갖춰져요.

즉 단순히 경전의 내용을 아는데 머물지 않고, 읽고 왼 것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해 가르침 그대로 행하게 되는 거죠.

 

조씨가 간경수행의 주의할 점을 묻자, 성 법사가 이렇게 대답했다.

 

“경을 잘못 읽으면 경이 나를 굴리게 돼요. 내가 직접 경을 굴릴 줄 알아야 해요.

그런데 흔히들 경에게 굴림을 당하죠. 경을 왼다는 상이 가득 찼기 때문에 그런 거죠.

수행을 위한 간경은 전경(轉經)이 돼야 해요. 경을 읽고 그 뜻을 마음으로 깨달아 경에 통달해야 해요.

 

2시간 남짓 진행된 문답. 성 법사는 마지막으로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

강조하는 선수행 풍토가 간경수행을 낮춰보는 불교계의 편견을 경계했다.

간경수행의 핵심은 ‘알 지()’를 ‘지혜 지()’로, ‘알 식()’를 ‘지혜 혜()’로

승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병무청에서 근무하던 성상현 법사 40대 초반, 원인모를 병에 걸려

죽음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한 스님이 건네준 <금강경>을 보고 외운 후 경전을 공부하게 됐다.

이후 불과 몇 년 만에 <아함경> <능엄경> 7보 경전을 모두 암송할 정도로 간경수행에 몰두하고 있는

성 법사는 25년 전 조계종포교사대학에서 <법화경> 첫 강의를 시작한 이후 서울 수안사, 청량사,

자비사 등 전국 30여 사찰에서 경전강의를 했다.

현재는 보림회 법회, 원주 구룡사불교대학에서 <금강경>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