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강해-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 제5
-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 제5-
우리는 스스로 우리를 보고 상대(相對)도 보고 부처님도 봅니다.
또한 나름대로 세상 사는 이치도 보고 인생도 보고 진리도 봅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보고 또 보지만 과연 '진리대로', '진여의 이치대로',
실답게 보고 있는지요
진실은 진실로 보고 거짓은 거짓으로 보아야만 합니다.
우리의 진실을 비롯하여 부처와 모든 형상 있는 것들의 참모습은
지혜의 눈으로 바르게 이해해야만 합니다.
무엇이든 본래의 모습대로 바르게 바라볼때 문제의 해결은 아주 쉽습니다.
이것은 불교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시각이며
또한 가장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결코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허무하게 보는 태도가 아닙니다.
깨어있는 눈으로 보는 것이며 이치대로 보는 것 입니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可以身相으로 見如來不아 不也니이다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신상 견여래부 불야
世尊하 不可以身相으로 得見如來니
세존 불가이신상 득견여래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몸의 형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몸의 모양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부처를 때로는 여래(如來)라고 합니다.
'진리(여;如)에서 오신(래;來) 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진리 그 자체', 우주와 삼라만상의 진실 생명 그 자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의미의 여래를 몸의 모양으로 볼 수 있겠는가 라고 묻는 것입니다.
사실 부처님 생존 당시 살아계신 부처님을 보고 '저 분은 부처가 아니야.'라고
생각하였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었겠습니까.
육신의 생명을 가지고서 숨을 쉬고 피가 흐르며 더욱이 거룩한 32상 80종호
(三十二相 八十種好)를 지니신 부처님을 보고 "부처로 여기지 말아라." 하면
쉽게 납득이 되는 일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도 수보리는 부처님의 진실한 뜻을 얼른 알아차리고
몸의 모양으로 여래를 볼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왜 그런가 하면 부처님의 육신이나 우리들 육체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육신이 진실하다면 언제 어디서나 늘 같아야만 할 것인데 시시각각 명멸해갈 뿐입니다.
부처님도 굶으면 뼈만 남기도 하고, 때로는 등창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결코 금강불괴신(金剛不壞身)이 아닌 것입니다.
그야말로 무상(無常)한 것입니다.
그러하니 신상(身相)을 보고 여래(如萊)라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도 당시 제자들에게 "육신을 보고 부처라 여기지 말라."는
가르침을 수없이 펴셨습니다.
아함부의 『바카리 비구경』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카리'라는 비구가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부처님게
예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바카리 비구는 사람을 보내 부처님을 청하였습니다.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부처님께서는 이 곳에 오셔서
저의 마지막 예배를 받아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오셔서 병자인 바카리 비구를 위로하였습니다.
그러자 바카리 비구가 몸을 일으켜 세워 예배를 드리려 하였습니다.
그 순간 지금까지 인자하게 바카리 비구를 위로하던
부처님께서는 냉정하게 꾸짖었습니다.
"너의 병들어 썩어가고 있는 몸뚱이를 일으켜 세워서 너와 별다를 바 없이
늙어 무너져 내리는 나의 이 몸뚱이에 예배를 드린다고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여래라는 존재를 그 동안 이 육신이 라고 여겼더냐.
그러고도 나의 제자라고 하겠는냐."
부처님은 이어서 그 유명한 법구(法勾)를 남깁니다.
"법(法)을 보는 자는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자는 법(法)을 본다."
이처럼 여래를 보는 참된 지혜가 있어야 자신의 진실한 얼굴을 보게 되고
만물(萬物)의 실상도 바로 보게 됩니다.
경전에서는 사람 사람들의 참모습을 깨우치고저 하는 뜻입니다.
우리들은 흔히 자신을 사회적인 신분으로 한정하고, 교육이나
생활의 정도를 가지고 규정(規定)해 버립니다.
아니면 남녀, 노소를 가지고 한정해버리고 맙니다.
이와 같은 외적 조건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가지도 참 인간성,
진실한 생명체, 본래 면목의 실상이라고 한정해 버린다면 가지고 있는 보물을
조금도 활용하지 못하고 넣어두고 썩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비유컨데 순금덩어리를 잘못 알고 쓸모 없는 돌이나 흙덩이로
취급한다면 그 손실은 너무나도 클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래를 사실대로 바르게 알라. 자기 자신을
본래의 모습대로 바르게 보라."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쫒아서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을,
그리고 부처님을 왜곡되게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