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끝마다 조사의 뜻 분명하고~
祖意明明百草頭(조의명명백초두) 풀 끝마다 조사의 뜻 분명하고
春林花發鳥聲幽(춘림화발조성유) 봄 숲에 꽃피자 새소리 그윽하다.
朝來雨過山如洗(조래우과산여세) 아침빗발 스쳐간 산은 세수를 하였나?
紅白枝枝露未收(홍백지지로미수) 붉고 흰 가지마다 이슬이 맺혔다.
정법의 눈이 열린 사람에게는 세상 모든 것에서
참된 의미를 발견하는 투철한 직관력이 있다.
풀잎 하나, 꽃 한 송이에서 우주의 신비를 보고 무궁한 진리의 세계에 대한 감동을 느낀다.
조의(祖意)란 조사의 뜻이란 말인데, 이 말은 불법의 단적인 핵심을 가리킨다.
풀 끝마다 무궁한 진리가 분명하게 드러나 하나도 숨김이 없는 이 경지가
도를 통달한 도인의 눈에는 예사로 보여 진다는 것이다.
봄이 오면 만물이 소생하고 숲에는 새가 운다.
이 자연의 섭리 그것이 바로 깨달음의 작용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시는 봄의 풍광을 읊은 것이나 자연을 관조하는 내밀한 여운이 흠씬 풍긴다.
비가 스친 봄 산이 세수를 한 듯 이슬 맺힌 가지가 오히려 해맑다.
맑은 서정이 정말 이슬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 시의 작자 감산덕청(감山德淸)은 중국 명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스님이다.
1546년 남경에서 태어나 열두 살 때 보은사로 출가하였다.
그 후 제방을 다니면서 도업을 닦아 선취를 터득하고
여러 곳에서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여는 등 많은 활약을 하였다.
여산(廬山)에 오래 머물다 조계로 돌아와 1623년 78세로 입적했다.
어록을 비롯한 몽유전집(夢遊全集)등 많은 저서가 남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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