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 죽는 게 걱정 없으니~
生死無慮更復何憂(생사무려갱복하우) 나고 죽는 게 걱정 없으니 다시 또 무얼 근심하랴
水月無形我常只寧(수월무형아상지령) 물속의 달 형체 없듯 내 항상 그저 아무 일도 없을 뿐이요
萬法皆爾本自無生(만법개이본자무생) 만법이 다 그러해 본래 그대로라 생겨남이 없는 것.
兀然無事坐春來草自靑(올연무사좌춘래초자청) 오뚝이처럼 가만히 앉았으니 봄이 왔나 풀이 절로 푸르구나.
이시를 쓴 나찬(懶瓚)선사는 생몰연대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나라 숙종때의 스님이다.
본래는 명찬(明瓚)인데 천성이 소박하고 게으른 것 같아 사람들이 나찬이라 불렀다.
남악의 토굴에 머물고 있을 때 왕이 국사로 모시려고 사람을 보내 입궐을 종용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쇠똥불에 감자를 구워먹으며 코를 흘리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나찬의 가풍을 나타내는 이야기다.
그가 남긴 낙도가(樂道歌)라는 글이 <전등록>에 수록되어 있는데 위에 소개한 구절이 후반 부분이다.
무심도인으로 생애를 보낸 스님을 후세 사람들이 '동양의 디오게네스' 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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