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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수심천재보 (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 (三日修心千載寶)-

 

 

내무일물래(來無一物來)

거역공수거(去亦空手去).

자재(自財)도 무연지(無戀志)어든

타물(他物)에 유하심(有何心)이리요.

만반장불거(萬般將不去)

유유업수신(唯有業隨身)이라.

삼일수심(三日修心)

천재보(千載寶).

백년탐물(百年貪物)

일조진(一朝塵)이니라.

 

올 때에 한 물건도 가져옴이 없었고

갈 때에도 또한 빈손으로 가는 것이라.

나의 재물도 아끼는 마음 없어야 하는데

다른 이의 물건에 어찌 마음을 두랴.

만 가지라도 가져가지 못하고

오직 업만이 몸을 따르느니라.

삼일 동안 닦은 마음은

천 년의 보배가 되고,

백 년 동안 탐한 재물은

하루아침에 티끌이 되느니라.

 

이른 산사의 아침에 스님의 말씀은 마음에 새겨지기에 충분했고,

출가해〈초발심자경문〉에서 다시 그 글을 만날 수 있었다.

때문에 옛날 어른스님들은 ‘물질은 수행하는 데 가장 큰 도적이다.

물질의 노예만 되지 않으면 중노릇, 사람노릇을 잘할 수 있다’고 하셨던가.

 

사람들은 행복의 의미를 물질에 많이 두고 있다.

그렇지만 행복은 들에 핀 이름 모를 꽃을 볼 때,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들을 때, 좋은 글을 대할 때,

맛있는 차 한 잔을 나눌 때 등등 작은 것에 있음을 누구나 알 것이다.

 

초발심 때부터 강원시절, 산중생활을 거쳐 지금까지 넘쳐나는 물질 앞에 서 있을 때가 많다.

그때마다 마음에서, 입속에서 떠나지 않고 나를 경책하며 두 가지를 소유하지 않고 살라고

꾸짖는 ‘자경문’의 글귀는 지금 시골의 암자에 찾아오는 사람들과

따뜻한 공양과 차를 나눠 먹을 수 있는 여유를 가져 다 줬고,

무엇이든 있으면 나눠 주는 습관을 길러줬다.

 

요즘 나는 복지관에 나가 어르신들에게 아주 작은 것을 나눠 주고

너무나도 큰 사랑을 마음껏 받고 있다.

어르신들의 주름 속에서 묻어나는 웃음은 내 기쁨이고 보람이다.

항상 비우면서 살 것을 다짐하지만 비워지지 않는 것이 욕망이다.

비워진 그릇 속에 담겨있는 더 큰 행복은 본인만이 알 수 있는 기쁨이요, 성취이다.

 

아침 예불 끝에 읽는 ‘자경문’의 글들은 내게 생활의 의무와 목표,

두 가지를 행()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포교 일선에서, 노인복지관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끝없는 웃음을 줄 수 있게 된 것도 그 원동력 덕분이다.

 

~불교신문 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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