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름 空이로다” -진각국사/무의자시집-
久坐成勞永夜中 (구좌성로영야중)
煮茶備感惠無窮 (자차비감혜무궁)
一盃卷却昏雲盡 (일배권각혼운진)
徹骨淸寒萬慮空 (철골청한만려공)
오래 앉아 피곤한 긴긴 밤
차 끓이며 무궁한 은혜 느끼네
한 잔 차로 어두운 마음 물리치니
뼈에 사무치는 청한(淸寒) 모든 시름 空이로다.
-진각국사 慧諶(혜심) 1178-1234-
成勞(성로);피로하게 됨.
永夜中(영야중);여기에서 中은 平聲으로 가운데 중을 뜻함.
한 밤중을 뜻함. 긴 긴 한 밤중.
備感(비감);느끼게 된다.
卷(권); 팔을 연거퍼 만다는 뜻. 여러 잔을 마신다는 뜻.
徹(철);뚫을 철
淸寒(청한);맑고 깨끗한 기운.
萬慮(만려);만가지 생각
차 생활의 백미, “다시(茶詩)”
불가에서는 수행의 경지 드러내는 방편 되기도…
한 편의 다시(茶詩)는 차를 마시며 느끼는 정취나
차 생활의 즐거움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많은 차인들이 다시를 쓰고
또 선현들의 다시(茶詩)를 애송하는 이유다.
다시(茶詩)란 좁은 의미로는 ‘차’를 주제로 읊은 시를 말한다.
이 때의 ‘茶’는 차의 재배와 제다, 음다(飮茶), 차를 마시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아우른다.
불가(佛家)의 스님들이나 사대부, 문인들 사이에서
주로 지어진 다시는 차를 만드는 법과 마시는 법,
찻자리의 정취 등 차 생활을 노래하고 차를 통해 추구하고자 했던
이상(理想)을 담고 있어 차 문화사 연구에 큰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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