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나는 삼십대가 된 어느 봄날
내 마음을 바라보다 문득 세 가지를 께달았습니다.
이 세가지를 깨닫는 순간
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지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내가 상상하는 것만큼 세상사람들은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일주일 전에 만났던 친구가 입었던 옷,
나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얼굴화장이나 머리모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내 친구에 대해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 친구가 나에 대해 잘 기억하고 있을까요?
보통사람은 제각기 자기 생각만 하기에도 바쁩니다.
남 걱정이나 비판도 사실 알고 보면 잠시 하는 것입니다.
하루24시간 가운데 아주 잠깐 남 걱정이나 비판하다가
다시 자기생각으로 돌아옵니다.
그렇다면 내 삶의 많은 시간을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걱정하면서 살 필요가 있을까요?
둘째는
이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 줄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 입니다.
내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수 있을까요?
그런데 우리는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사실에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살고 있나요?
내가 모두를 좋아하지 않듯
모두가 나를 좋아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건 지나친 욕심입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면
자연의 이치가 그런다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셋째는
남을 위한다면서 하는 거의 모든 행위들은
사실 나를 위하는 것이었다는 깨달음 입니다.
내 가족이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도
아주 솔직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가족이 있어서 따뜻한 나를 위한 것이고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우는 것도
결국 내가 보고 싶을 때
마음대로 볼 수 없는 외로운 내 처치가
슬퍼서 우는 것 입니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면서 성심껏 잘해주는 것도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것입니다.
부처가 아닌 이상 자기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
다른 사람에게 크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남 눈치 그만 보고 내가 정말로 가고 싶은 것 하고 사십시오.
생각만 너무 하지 말고 그냥 해버리십시오.
왜냐하면 내가 먼저 행복해야 세상도 행복한 것이고
그래야 또 내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맙시다.
-혜민스님의 산문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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