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받는 꽃 사진 찍기 10계명-
야생화에 관심을 갖고 야생화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게 벌써 삼 년이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공이 쌓였다느니'...'사진이 잘 나왔다느니'...'사진 찍는 기술을 전수해 달라'느니...
'좋은 카메라를 사고 싶은데 사용하는 기종이 뭐냐느니....'하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되었습니다.
분명하게 말씀 드리지만 저 또한 주먹구구식으로 배운 사진기술인지라
남에게 가르칠만한 준비도 되어 있지 않으며 그럴만한 실력의 소유자도 아님을 분명하게 밝혀 드립니다.
그런 자격도 없는 놈이 왜 이런 글을 쓰느냐고 반문 하시겠지만 요즘 들어
부쩍 물어 오시는 분이 많아서 그분들께 만이라도 알려 드리려고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아래 열거한 내용은 기술도 아니며 비법도 아닌 그저 주먹구구식으로
터득한 제 나름대로의 방법 임을 밝혀 둡니다.
1.'사용설명서에 다 나와 있다.' 최소한 5번은 읽어보도록 하자.
어떤 카메라를 사든지 그 안에는 '사용설명서'가 들어 있습니다.
'찍으면 찍히는 게 사진이 아니라 사용설명서대로
사진을 찍어야 남에게 사랑 받는 사진이 나온다.' 라는게 바로 사용설명서 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나서기 전에 최소한 5번은 읽어 보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그 다음 카메라를 들고 실전에 들어가실 때에도 늘 옆에 끼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카메라의 기능을 구석 구석 알 수 있을 때 이미 당신은 경지에 올라 있을 수 있습니다.
2. 비싼 카메라는 좋은 카메라다?
이런 생각은 처음부터 접어 두시기 바랍니다.
초보들에겐 걷지도 못하는 아이보고 뛰라고 하는 것과 진배 없습니다.
지금 당신이 가지고 있는 카메라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카메라 입니다.
사용법을 모르는 카메라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지금 갖고 계신 손바닥만한 카메라의 기능을 구석구석 알고
'제법 찍는데'라는 소리를 듣게 되면 그때 바꾸셔도 늦지 않습니다.
비싼 카메라라고 해서 결코 좋은 카메라는 아닙니다.
3. 화소수가.....?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습니다.'
전문가에게 당신의 카메라로 찍어 보라고 하십시요.
분명 당신과는 다른 사진이 나올 것입니다.
카메라의 기종이나 화소수 하고 얻어진 결과물 하고는 절대로 비례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카메라가 300만화소 이상이면 이미 최고의 고급 기종입니다.
그 다음은 응용과 후보정입니다.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뒤에 후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절대 화소수 운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4. a햇살이 쨍한 날씨가 좋다? b무조건 엎드려라. c뒷 배경은 멀리 잡아라.
a. 절대는 아닙니다.
오히려 구름이 간간이 끼고 약간 흐린듯한 날씨가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더 높습니다.
태양광을 정면으로 받고 있는 꽃 사진....
분명히 말하는데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흐리멍텅한 사진으로 결과물을 얻을 것 입니다.
b. 들꽃은 거의 대부분 아주 작습니다.
심지어 꽃마리 라는 놈은 직경이 2mm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서서 찍을 수는 없습니다. 앉아서도 안됩니다. 이놈은 바싹 엎드려서 찍어야 합니다.
가급적 이면 꽃과 눈높이를 맞추시기 바랍니다.
꽃이 당신의 눈높이에 맞춰 주지는 않습니다.
당신의 눈과 당신의 카메라와 꽃이 일직선에 있을때 꽃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엎드리시기 바랍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뭐라 하든지...^^*
c. 피사체(꽃)와 배경은 되도록 멀리 잡아야 합니다.
피사체와 배경이 가까이 있으면 '떡사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꽃을 찍은건지, 배경을 찍은건지 아리까리...
꽃과 뒷 배경의 거리는 최소 한 자(30Cm) 이상 떨어져 있는것이 좋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긴 하지만...
5. 비오는 날은 사진을 못 찍는다? 부제가 있어야 좋다.
a, 절대로 아닙니다. 생동감 있는 사진을 찍을수 있는 절호의 찬스 입니다.
단지 카메라가 젖지 않도록 주의만 해주신다면.....
더러는 스프레이로 물을 뿌린 뒤에 찍기도 합니다.
b. 달랑 꽃만 찍지 마시기 바랍니다.
노출의 수치는 가급적 작게 하여 적절한 뒷 배경을 흘리듯 포커스를 맞추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원하는 주제가 훨씬 더 살아 보일 것입니다.
6. 흉내를 내야 한다.
처음부터 좋은 사진을 얻기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남이 찍어 놓은 사진을 보고 흉내부터 내 보시기 바랍니다.
저작권 시비에 절대로 휘말리지 않습니다. 구설수에 오를 일도 없습니다.
구도도 흉내 내보고 색감도 흉내 내 보고...
대빵 큰 카메라, 일명 대포카메라를 들고 다니시는 분을 만나시거든 -그런 분은 거의 대부분 선수급이 많습니다-
그 분 옆에서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피사체를 놓고도 찍어 보시기 바랍니다.
쪽 팔린다고 해서 흉내를 안 내면 영원히 그 자리에서 맴도는 하수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것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7. 좋은 사진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이상하게도 흔들리는 것이 야생화 입니다.
인내를 먼저 배우시기 바랍니다.
꽃과 이야기도 하고 주위의 경관도 바라보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꽃과 하나가 되었을 때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끔 꽃 위에서 윙윙 거리며 날아 다니는 벌과 나비의 조화로운 사진을 보셨을 겁니다.
이런 분, 운이 좋아 한 방에 찍을 수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10분이상 기다려서 찍기가 대부분 입니다.
바람이 잔잔해 지고 거기에 맞춰서 벌이 날아와야 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사진으로 보여지는 것은
그 분이 사진을 잘 찍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되겠지만 참고 기다린 것에 대한 대가 라고 보시면 됩니다.
8. 무조건 많이 찍고 그늘을 이용하라. 역광은 안 된다?
a. 꽃 사진 하나를 위해서 저처럼 내공이 약한 사람은 최소한 10컷 이상 찍은 뒤
-어떤 때는 256M가 부족할 때도 있음 ^^*-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놈으로 골라 잡으십시요.
나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프로가 아니기 때문 입니다.
물론 약간의 변화를 주면서 찍는 것도 좋습니다.
구도도 살짝 바꾸어 보고 포커스도 조금 조정해 보고 셔터스피드도 조정해 보고....
아무튼 당신이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은 조금씩 바꾸어 가면서 찍어 보시기 바랍니다.
일년쯤 뒤에는 날씨와 햇살만으로도 카메라의 최적 환경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b. 들꽃의 대부분은 강렬하지 않은 색상이 대부분입니다.
어찌 보면 이 색감 때문에 더 아름다운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자연광에서 그 색감을 그대로 카메라로 복원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꽃의 뒷배경이 어두운 곳(그늘)을 택하십시요.
한층 더 선명한 꽃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c. 역광은 절대로 피해서 찍는 사람이 많습니다.
오히려 순광일 때 꽃 사진은 떡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노란색과 흰색의 꽃은 형광체가 있기 때문에 꽃잎과 꽃잎의 경계가 뭉뚱그러져 보이기가 일쑤입니다.
찍사....카메라....피사체(꽃)....배경....햇살
-강렬한 햇살은 되도록이면 피할것- 의 순서로 놓고 사진을 찍어 보십시요.
솜털까지 뽀송뽀송한 사진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9. 꽃 사진을 왜 찍는지 미리 염두에 두어라.
디카로 꽃 사진을 찍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저처럼 그저 꽃이 좋아서 두고두고 보고 싶어서 찍는 사람도 있지만 꽃의 생태를 관찰 하려고도 찍습니다.
꽃의 생태를 알려고 하려거든 힘들이지 말고 식물도감 하나만 사서 보시면 됩니다.
힘들게 사진을 찍을 이유가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디카가 하나 있고 꽃이 이뻐 보이니까
꽃을 찍어서 웹에 올리면 다른 이들도 공감 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이 정답입니다. 다른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자 하려거든 이쁘게 나와야 합니다.
대충대충 찍은 사진은 그 어떤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 입니다.
내가 보아서 안 예쁜데 남이 본들 예쁘겠습니까?
기왕에 찍을 꽃 사진이라면 정성을 들여서 나도 즐겁고 보는 남도 즐겁게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웹에 올린 자신의 꽃 사진은 이미 나의 것이 아니고 모두의 것이란 것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0. 꽃 이름을 외워라.
야생화인 경우에는 꽃 이름과 그 꽃의 생김새가 일치 하는 것이 의외로 많습니다.
밥풀을 입술에 물고 있는 듯한 '며느리밥풀꽃'. 간난 아이의 똥 색깔과 비슷한 즙이 나오는 '애기똥풀'.
한 해의 농사를 망쳐 버린다고 하는 '망초'. 마디가 9개인 '구절초' 등등....
꽃을 찍고 정리 하면서 꽃 이름을 검색하고 꽃 이름을 머리속에 넣어 두십시요.
사진의 결과물은 분명히 다르게 보일 것 입니다.
뽀나스...
내가 남보다 사진을 못 찍었다고 해서 기 죽을 일 절대로 없습니다.
그렇게 잘 찍으면 프로로 전향하지 뭐하러 취미 삼아 사진을 찍겠습니까?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대한민국에는 당신보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보다 못 찍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들꽃을 많이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들꽃의 이름을 불러 주시기 바랍니다.
(퍼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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