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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한시.법어

아생(我生) -김시습-

아생(我生)   -김시습-

 

我生旣爲人(아생기위인) : 내는 이미 사람으로 태어났네

胡不盡人道(호불진인도) : 어찌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않으리오.

 

少歲事名利(소세사명리) : 젊어서는 명리를 일삼았고

壯年行顚倒(장년행전도) : 장년이 되어서는 세상에 좌절하였네.

 

靜思縱大(정사종대뉵) : 가만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우니

不能悟於早(불능오어조) : 어려서 깨닫지 못한 탓이네

 

後悔難可追(후회난가추) : 후회해도 돌이키기 어려워

甚如(오벽심여도) : 깨닫고 보니 가슴이 방아 찧듯 하네.

 

況未盡忠孝(황미진충효) : 하물며 충효도 다하지 못했으니

此外何求討(차외하구토) : 이외에 무엇을 구하고 찾겠는가.

 

生爲一罪人(생위일죄인) : 살아서는 한 죄인이요

死作窮鬼了(사작궁귀료) : 죽어서는 궁색한 귀신이 되리

 

更復騰虛名(갱부등허명) : 다시 헛된 명예심 또 일어나니

反顧增憂悶(반고증우민) : 돌아보면 근심과 번민이 더해지네.

 

百歲標余壙(백세표여광) : 백년 후에 내 무덤에 표할 때는

當書夢死老(당서몽사로) : 꿈속에 죽은 늙은이라 써주시게나

 

庶幾得我心(서기득아심) : 행여나 내 마음 아는 이 있다면

千載知懷抱(천재지회포) : 천년 뒤에 속마음 알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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