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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한시.법어

산중미(山中味)

산중미(山中味)  -함허대사(涵虛大師)-

 

山深谷密無人到  (산심곡밀무인도)

盡日寥寥絶世緣  (진일요요절세연)

晝日閑看雲出峀  (주일한간운출수)

夜來空見月當天  (야래공견월당천)

爐間馥郁茶烟氣  (로간복욱차연기)

當上氤氤玉篆煙  (당상인인옥전연)

不夢人間喧憂事  (불몽인간훤우사)

但將禪悅坐經年  (단장선열좌경년)

 

산은 깊고 골짜기 가파르니 오는 이 없고

종일 고요하여 세상 인연을 끊었구나

낮이면 한가로이 산굴에서 일어나는 구름 보고

밤이 오면 하늘에 뜬 달을 본다네

화로에는 차 달여 더욱 향기 진하고

푸른 연기는 전서를 그리며 위로 오르네

인간 세상 번잡한 일 꿈에도 없으니

다만 즐거이 참선하며 세월 보내네

 

함허대사(涵虛大師)1376-1433

함허대사는 우왕 2년 충청도 중원(지금의 충주)에서 출생하였다.

법휘는 기화(己和), 법호(法號)는 득통(得通)이다.

대사의 나이 21세 때 동관의 벗이 죽는 것을 보고

세상의 무상함과 허망함을 깊이 인식하고 고뇌하다가

회암사로 가서 무학대사에게 머리를 깎고 출가하였다.

그 후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면서 수행에 전념하였고,

1404년 봄에 회암사에 잠시 머물다 다시 공덕산 대승사에서

4년 동안 수행하였으며, 불회사에서 3년을 머문 뒤

1414 3월에는 자모산 연봉사에서 함허당이란 당호를 걸고 3년을 정진하였다.

그 후 수행 납자들을 제접하기를 4년 동안 하였다.

1433년 조용히 앉아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