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經典講解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6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6)

 

-법성게 강의 (4)-

 

 

11) 무량원겁즉일념 (無量遠劫卽一念)

- 한량없는 먼 겁이 곧 한 생각이요,

 

12) 일념즉시무량겁 (一念卽是無量劫)

- 한 생각이 곧 한량없는 겁이니

 

13) 구세십세호상즉 (九世十世互相卽)

- 구세와 십세가 서로 붙어 있지만

 

14) 잉불잡란격별성 (仍不雜亂隔別成)

- 뒤섞이지 않고 따로 따로 간격을 이루네

 

이상의 네 구절은 시간을 통하여 법을 분별하는 내용이다.

(kalpa)은 시간의 가장 긴 것을 나타내는 말인데, 계산할 수 없는 무한대의 시간이다.

일설에 4 3 2백만년이라는 수치의 계산으로 나오는 시간을 가리킨다고도 하지만

지도론 (智度論)에 나오는 반석겁 (磐石劫) 개자겁 (芥子劫), 또는 진점겁 (塵點劫)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의 시간 단위로는 계산 불가능의 시간이 겁이다.

 

사방 40리 높이 40리의 성에 개자씨를 가득 채워놓고 100년마다 한 알씩 가져가

개자씨가 다 없어질 때 까지를 1개자겁이라 한다 하였고

같은 이야기로 사방 40리 높이 40리의 큰 반석을 엷은 옷깃으로 스쳐

그 반석이 다 닳아져 없어질 때 까지를 1반석겁이라 한다 하였다.

 

진점겁은 삼천대천세계를 먹으로 삼아 그 먹이 다 닳도록 갈아서 

만든 먹물을 1천 국토를 지날 때 마다 한 방울씩 떨어뜨려 그 먹물이

다할 때까지를 1진점겁이라 한다 하였다.

한량없는 먼 겁이 한 생각이라는 것은 영원과 순간이 똑같다는 말이다.

 

찰나의 순간이 영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시간과 동서남북, 사유상하의

모든 공간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대단한 메시지를 전하는 말이다.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은 어제와 내일을 동시에 살고 있는 것이다.

 

존재의 본질에서 보는 실상의 모습은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므로초월된 시공은

초월되지 아니한 현상계의 상황 속의 시공을 전부 포함하는 것이다.

9세란 보통의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의 3시로 나누고 3시를 다시

각각 3시로 나누어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제의 구분으로 움직이는 시간의 동태를 말하는 것인데

여기에 일념 (一念)이라는 시간의 근본 단위를 총합적인 의미로 추가하여 10세라 한다.

9세는 그때 그때의 시간으로 구분될 수 있지만 9세를 一念의 시간이 전체적으로

파악할 때모든 시간은 통일되며 서로 떨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법계도기총수록 (法界道記叢隨錄)에는 꿈 속에 5 (五代)가 지붕에

기와를 나르고 있는 일에 비유하여 9세를 설명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꿈 속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지붕 위에 올라 가 있고 

아들과 손자가 밑에서 기와를 나르는데자기가 중간에서 전달하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여기서 할아버지는 과거이며, 과거는 오직 한 자리일 뿐이다.

아버지는 과거의 현재이며, 현재의 과거이다.

그러므로 두 자리 (二位)가 된다.

중간의 몸인 나는 과거의 미래요미래의 현재이므로 두 자리 (二位)를 갖춘다.

 

손자는 미래일 뿐이므로 한자리 (一位)이다.

이들 가운데 기와를 날라 주는 사람을 본위로 생각하면 나머지 8세도

모두 현재의 현재가 된다,

현재의 현재는 일념이라는 1세를 의미한다.

 

에릭슨 (E.H.Erikson) "갓난 아기가 동시에 그의 노년을 살고현재의 노인이

동시에 그의 아기 시절을 같이 살고 있다."라고 한 말처럼 우리가 지금 여기에

살고 있다는 것은 결코 현재 여기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모든 존재는 영원 속에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