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올해의 반이 거의 다가오고…
사라진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분주한 일상…
내 몸이 몇 개가 있어도 모자랄 연이은 스케줄들…
지천명의 중간에 있는 나이에 내 체력은 그야말로 저질체력인데…
무리를 해서 스케줄들을 소화하다 보니 주말은 그야말로 녹초가 되고 만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다시는 오지 못할 시간에 일만 안고 살다니…
이번주도 내 체력의 120%를 쓰다보니 또, 녹초가 되고…
주말에는 반드시 산에 가자던 내 생활의 리듬이 깨져버렸다.
일요일 오전내내 딩굴거리다가…
집에서 나와 낙동길을 따라 엄광산으로 올라간다.
약모밀/ 어성초라 불리는 녀석이다.
비비추…
바위취…
가야삼림공원…
숲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귀 기울어 보고…
바람소리, 새 울음소리…
온갖 자연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산수국…
노루오줌…
신록이다.
유월 숲에는 -이 해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꽃 꽃 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늘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유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
섬초롱꽃…
도라지모싯대…
그렇게 엄광산 둘레길을 따라 한바퀴 빙 돌다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잘 올라왔다.
새롭게 또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또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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