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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어록

(무문관 제14칙) 남전참묘(南泉斬猫)

(무문관 제14) 남전참묘(南泉斬猫)

 

어느날 남전[南泉] 회상에 양당의 스님들이 고양이 새끼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이를 본 남전화상이 고양이 새끼를 번쩍 집어 들고는 이르기를

"누구든지 한마디 한다면 이놈을 살려 주겠다.

그렇지 못하면 단칼에 베어 버리겠다."

그리고는 누구 하나 대답하는 사람이 없자 고양이를 두 동강으로 베어 버렸다.

마침 그날 외출하였던 조주가 밤늦게 돌아오자 남전은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니

듣고 있던 조주가 아무 말 없이 짚신을 벗어 머리에 이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러자 남전이 말하기를 "네가 그때 있었더라면 고양이 새끼를 구했을 것을..."

 

무문왈: 조주가 짚신을 머리에 인 뜻은 무엇인지 말해봐라.

만약 한마디 할 수 있다면 남전의 영이

쓸데없는 짓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나 그렇지 못하면 위험해!!

 

: 조주가 있었더라면 명령을 거꾸로 받아들였겠지.

칼을 빼앗으니 도리어 남전이 생명을 구걸했으리...

 

*[벽암록 63. 종용록 9. 선문염송 207]

설봉이 이 이야기를 들어서 덕산선사에게 물었다.

설봉: "남전화상이 고양이를 벤 뜻이 무엇입니까?"

덕산은 설봉을 밀어내며 때리니 설봉이 달아났다.

이에 덕산이 다시 설봉을 불러 세우고

덕산: "알겠는가?"

설봉: "모르겠습니다."

덕산: "내가 그대를 위해 그토록 애썼는데 그대는 모르는구나!"

덕산선사가 암두에게 말했다.

덕산: "알겠는가?"

암두: "모르겠습니다."

덕산: "모르는 것을 잘 지니는 것이 좋겠다."

암두: "이미 모르거늘 잘 지닐 것이 무엇입니까?"

덕산: "그대는 마치 무쇠 말뚝 같구나!"

 

어느 외도가 손에 참새 새끼 한 마리를 쥐고 와서 부처님께 물었다.

외도: "내가 이 참새를 죽이리까, 살리리까?"

세존: 문턱에 걸터서서 "내가 나가려 하는가, 들어가려 하는가?"

이에 외도가 입을 다물고 물려났다.

 

누구 고양이 새끼를 살려 줄 분을 기다립니다.

사례로 짚신은 드리리다.

'친절한 금자씨'가 한 마디 하네요. "니나 잘 사세요."

 

모르는 것을 잘 지니라는 덕산의 말씀이 친절합니다.

무릇 수행은 솔직함을 떠나서는 한 법도 얻을 바가 없습니다.

진솔과 겸손(하심)은 수행의 최고 안내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