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선사어록

(무문관 제15칙) 동산삼돈(洞山三頓)

(무문관 제15) 동산삼돈(洞山三頓)

 

동산이 운문선사를 찾아 뵈니, 운문이 물었다.

운문: "어디에서 왔는가?"

동산: "사도에서 왔습니다."

운문: "여름은 어디서 지냈는가?"

동산: ". 호남 보자사에서 지냈습니다."

운문: "언제 그 곳을 떠나왔는가?"

동산: "팔월 이십오일 떠나왔습니다."

운문: "네게 삼돈(三頓) 방을 때려야 되는데 용서해 준다."

이튿날 동산이 운문 선사를 찾아가

동산: "어제 스님께서 삼돈방을 때려야 된다 하셨는데

허물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운문: "이 밥통아, 강서니 호남이니 그렇게 돌아 다녔냐?"

이에 동산이 이때 크게 깨달았다.

 

무문왈: 당시 운문이 바로 본분의 양식으로 동산에게

살 길을 열어 주었다면 집안이 적요하지 않았을것이다.

밤새도록 시비의 바다에 헤매이게 하고는 날이 밝자

다시 그에게 설파해 주자 동산이 즉시 깨달았지만 뭔가 성급한 것이 아닌가?

여러분께 묻노니 동산이 삼돈방을 맞아야 하는가, 맞지 않아야 하는가?

만약 맞아야 한다면 산천초목이 다 맞아야 하고,

만약 안 맞아야 한다면 운문이 헛소리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분명하게 안다면 동산과 더불어 호흡하리라.

 

: 사자가 새끼를 가르치는 비결일세

앞으로 던졌는데 어느새 돌아 왔네.

무단히 다시 설하니 과녘에 꼽혔다.

앞 화살 스치더니 뒷 화살은 명중이네.

 

*동산수초[洞山守初:910-990]: 운문문언의 법사.

18칙의 '마삼근'[麻三斤]으로 유명한 공안.

*삼돈봉[三頓棒]: 60. 일돈봉이 20.

 

동산이 정말 맞을 짓을 하였는가?

어디가 맞을 짓인지 님께서 일려 보세요.

맞을 짓을 하지 않았다면 운문은 왜 삼돈방을 운운하였는가?

님들의 혜안을 기대합니다.

동산은 풍류에 빠져 세월을 잊었는데, 애닯다 운문의 노파심이 갈 길을 막는구나!

길은 동서남북 북남서동으로 돌아가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잊은 듯 흘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