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봄날... 노루귀 소식이 들려오고...
그렇게 찾아간 계명천계곡 내 노루귀 꽃밭은 절정기를 치닫고 있다.
그늘지고 습한 산지 마른풀 사이에서
길게 꽃대를 올리며 피는꽃...
해마다 보는 꽃이지만 발견하는 그순간은
언제나 가슴이 설렌다.
쌀쌀한 봄바람속에 따스한 온기를 주는 한줄기 빛이
노루귀의 보송보송한 솜털에 머문다.
땅속에서 꽃 봉우리를 품었다가
언땅을 헤치고 봄빛을 찾아 나오는 기특한 야생화다.
나를 위해 준비한 하얀 노루귀 꽃다발...
좋아서 어쩔줄 모르겠다.
아무도 없는 이 산 숲속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꽃에게 말을 걸고있는 내모습을 행여나 누가 봤다면
아마도 돌아이. 광인이라 했으리라...
노루귀는 흰꽃. 연분홍꽃. 진분홍꽃...
드물게는 보라빛으로 피고 땅의 토질에 따라
진한 청색에 가까운 보라색의 청노루귀도 있다.
해마다 올해는 좋은 사진을 찍어봐야지하고 별려보지만
변덕스런 날씨와 개화시기를 맞추지못해 좋은 사진 담는일은 어렵다.
그래서 오늘도 여전히 인증샷...
좋은 사진이 아니여서 애초에 기대는 하지 않는다.
봄맞이 나들이라고 치자...
꿩의바람꽃이다.
이른시간에는 꽃잎을 열지않고 애만 태우더니
시간이 지나니 꽃잎을 열기 시작했다.
꿩의바람꽃...
봄꽃은 부지런을 떨어야 겨우 알현을 허락한다.
얼레지가 쑥쑥 올라온다.
몇 주 후면 이 꽃밭은 이녀석들의 세상이 될것이다.
그렇게 계명천계곡 내 꽃밭에서 녀석들이랑
노닥거림으로 현실을 잠시 잊었다.
꽃들과의 노닥거림에 세상시름이 다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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