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사배고개 아래 계명천계곡으로
녀석들을 만나러 간다.
진달래...
이제 막 잎이 돋아나는 나무들 사이로
진달래빛 분홍은 참 매혹적이다.
생강나무꽃...
약간 컴컴한 흑갈색의 숲을 환하게 비춰주는데...
숲에 생강나무꽃이 필 때면 마음이 바빠진다.
이 녀석들을 필두로 온갖 봄꽃들이 폭죽처럼 터져 올라오기 때문이다.
남산제비꽃...
군데 군데 제비꽃이 보이면 엎드려 제비꽃이랑 눈맞춤 하고...
둥근털제비꽃...
개별꽃...
반짝거리는, 얼굴에
주근깨가 다닥다닥한 작고 하얀 '깨순이들'...
현호색...
제비꽃만큼이나 다양한 변종이 있는 녀석.
많은 변종 현호색을 그냥 현호색으로 통합해서 부르기로 했다니.
나같은 아마추어들에겐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큰괭이밥...
생각지도 않았다가 선물처럼 만난 녀석
땅에 납짝 엎드려서... 온갖 애교를 다 떤다. ㅎㅎㅎ
괭이눈...
난 아직도 괭이눈을 구분해서 불러 줄 수가 없다.
애기괭이눈은 바로 불러 줄 수 있지만
다른 녀석들의 이름은 언제 자신있게 불러줄 날이 올런지...
노루귀...
이래봐도 이쁘고 저래봐도 이쁘다.
만나고 싶은 꽃을 만나는 순간은 이세상 모든 것을 얻는 양 행복해진다.
이 녀석은 이제 끝물이다.
올해 이 숲에선 마지막이라 눈으로 가슴으로 가득 담는다.
내년에 이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꿩의바람꽃...
알지. 꽃 잎 하나 열기까지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더 짜내야만 저 꽃잎 하나가 열리는걸...
바람꽃을 찾아 다니는 일..
이른 봄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취미가 아닐까 한다.
얼레지...
봄꽃은 올해도 역시 부지런을 떨어야 겨우 알현을 허락한다.
만나고 싶은 꽃을 만나는 이 순간
이세상 모든 것을 얻는 양 행복해진다.
오늘도 역시 쏜 화살처럼 금방 사라지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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