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經典講解

반야심경 강해 34-고지 반야바라밀다(故知般若波羅密多)

반야심경 강해 34-고지 반야바라밀다(故知般若波羅密多)

 

 

이상에서 경()의 공능분(功能分)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공능분이란, 다시 말해, 반야바라밀 수행이 우리들에게 주는 한량없는 이익,

공능을 언급한 부분을 말합니다.

이상에서 우리는 반야바라밀 수행이 마음에 걸림이 없으며 공포가 없고, 전도된 몽상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구경에는 열반에 이르도록 하는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살펴보았으며,

또한,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바로 반야바라밀에 의해서 무상정등정각을 얻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기까지가 공능분이라면, 앞으로 살펴볼 마지막 장은 총결분으로, 지금까지 공부해 온

『반야심경』의 핵심 총괄적으로 결론 내리고 있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반야심경』의 결론은 다른 경()들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용상 결론을 내리지 않고, 앞에서 설명한 반야바라밀에 대한 일체의 공덕과 깨침의 깊이를

하나의 주()로써 간주하여 그 공능을 총괄하여 결론짓고 있는 것입니다.

반야바라밀은, 어떠한 상을 짓고 이해하고자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떠한 모양도 내세울 수 없는 무자성(無自性), 무소득(無所得),

무집착(無執着)의 철저한 공성(空性)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에 어떠한 언어적 내용, 이해적인 결론을 두게 된다면 그 어구에 걸려

오히려 집착할 수 있기 때문에, 『반야심경』에서는 이 반야바라밀을, 신비하고도, 밝으며,

위없고 어느 무엇에도 견줄 바 없는 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지금까지 『반야심경』의 반야바라밀을 공부해 오던 수행자들에게

그 가르침 자체에 대한 상()을 과감히 타파해 버릴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동시에 수승한 비밀의 주()를 설함으로써 여기에 더 없는 공능을 담아 내고 있는 것입니다.

반야심경에서 어쩔 수 없이 언어를 빌어 깨달음의 세계를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언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진리를 설할 수 있지는 못합니다.


다시 말해 언어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이해될 수 있고, 저마다 스스로 정해 놓은

언어의 고정관념을 색안경처럼 만들어 놓고 그에 투영하여 자기 나름의 이해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총결분에서는 총괄적으로 결론을 지으면서 그런 말의 허물로 인해

그 밝은 이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소소하게 설명을 한 것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 한 방편이었다면,

총결분에서는 이제 손가락도 필요 없고 그저 깨달음의 세계, 즉 달을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의 본론 부분 내용을 고해의 바다를 건너는 뗏목에 비유한다면,

총결분은 뗏목을 버리고 나아갈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어(뗏목)를 버리고 이제 깨달음의 세계를 직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지(故知)라는 것은 ‘그러므로, 알라’라는 말로서, 지금까지 언설(言說)로써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언급했던 『반야심경』의 본문 내용에 대해 주의 환기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비밀의 주를 설하고자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올바로 이해해서 체득하고 있다면,

이것은 도무지 언설로써 견줄 수 있는 바가 아님을 알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어서 나오는 내용에는 언어를 초월한 반야바라밀다에 대한

새로운 결론적 총괄의 해석이 나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