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꽃소식을 들려오고…
온 몸의 신경세포는 봄꽃에게 가 있는데, 도무지 시간 내기가 어렵다.
오늘 아니면 또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 계명천계곡으로 간다.
사배고개
계명천계곡 상류 내 꽃밭…
제일 먼저 노루귀를 만나고…
꽃줄기나 잎이 올라올 때 “노루의 귀”를 닮아서 붙여진 꽃…
내 꽃밭의 노루귀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피어나 날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은 그저 인증샷이다.
내 실력부족 탓으로 꽃들을 이쁘게 찍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두번째 만난 꿩의바람꽃…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냥 내 눈에 담는 것은 만족하고…
반가운 바람꽃 녀석들…
나의 가슴에 봄바람을 일으키는 매력적인 녀석들이다.
세번째 만난 건 봉오리인 채 고개 숙여 있는 그녀, 얼레지…
해마다 이맘때쯤 이면 얼레지가 보고 싶어서 한차례 꽃몸살을 한다.
피어 있는 곳을 몰라서 못 가는게 아니라 알면서도 갈 수가 없어서…
그러다 보면 꽃은 날 기다려주지 않고…
네번째 만난 현호색…
만나고 싶은 꽃을 만나는 순간은 이세상 모든 것을 얻는 양 행복해진다.
봄꽃은 부지런을 떨어야 겨우 알현을 허락한다.
그렇게 이넘들과 보낸 봄철 한 나절…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작은 꽃들 앞에 무릎 꿇는 그 순간에 바로 내 곁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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