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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어록

(무문관 제20칙) 대역량인(大力量人)

무문관 제20칙 대역량인(大力量人)

 

송원화상이 말했다.

"큰 역량있는 사람이 왜 발을 들어 일어서지 못하는가?"

[대력양인(大力量人), 인심대각불기(因甚擡脚不起)]

또 말했다.

"말한다는 것은 혓바닥에 있는 것이 아니다."

[개구불재설두상(開口不在舌頭上)]

 

무문왈: 송원선사가 배를 뒤집어 내장을 보였는데 아쉽게도 사람들이 받아 들이지 못한다.

비록 바로 받아 들인다 할지라도 무문이 있는 곳에서는 매서운 방망이를 맞아야 좋을 거야.

왜냐하면, 진금을 알려거든 불 속에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 다리를 쳐들고 넓은 바다를 밟아 뒤집고

머리를 숙여 사선천을 다 볼지라도

한개의 어지러운 육신은 둘 곳이 없으니

...................................................

(청하건대 한 구절를 채워다오)

(⇒비로봉을 넘어가는 바람결에 실어두라.)

 

*송원 숭악[松源崇岳:1140-1202]: 밀암[密庵]의 제자. 무문과 동 시대 사람.

 

송원의 삼전어: 위의 이전어와 "눈밝은 사람이 왜 발아래 붉은 실을 끊지 못하는가?"

[명안납승인(明眼衲僧因) 심마각하홍사선부단(脚下紅絲線不斷)]

 

이제 그대의 수행을 점검하여야 한다.

무릇 수행은 명안종사(明眼宗師)를 스승으로 모셔야 하는데,

자신 보다 뛰어난 스승은 없으니 스스로 송원의 삼전어를 묻고 대답해 보세요.

큰 역량있는 사람이 왜 발을 들어 일어서지 못하는가?

(⇒한 붉은 수레바퀴 멈춘적이 있었던가?)

말한다는 것은 혓바닥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디서 말하는가?

(⇒지금 이렇게 말한다. 그것을 영겁의 시간과 무한의 공간이 증거하리라.)

눈밝은 사람이 왜 발아래 붉은 실을 끊지 못하는가?

(⇒원래 무실이니 끊을 일은 아니고, 다만 열매가 익으니 홍사선은 저절로 시들리라.)

자신의 대답을 스스로 만족하는가?

그렇다면 그대는 자유인이거나 사기꾼 둘 중 하나다.

삼전어를 내릴 때 촌각이라도 머뭇거린다면 다시금 자신을 돌아 보셔야 하겠지요.

그리고, 위 무문의 게송 마지막 구절을 채워 보세요.

아마도 님의 여생의 친절한 안내자가 될 것 입니다.

만약 님께서 채운 귀절이 님의 여생에 안내자가 되지 못한다면

님이 거짓을 고했거나 아직 갈 길을 잃고 헤매는 미혹한 중생임이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