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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어록

(무문관 제22칙) 가섭찰간(迦葉刹竿)

(무문관 제22) 가섭찰간(迦葉刹竿)

 

아난은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하여 가섭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아난: "세존께서 금란가사를 전한 것 외에 따로 무엇을 전하셨습니까?"

가섭: "아난아!"

아난: ""

가섭: "저 문 앞의 찰간을 넘어 뜨리라."

 

무문왈: 여기서 적절한 한 마디를 할 수 있으면 저 영산회상의 법회가

아직도 흩어지지 않고 엄연함을 볼 것이나, 아직 그렇지 않으면

비바시불 때 부터 마음을 열어 지금까지 하여도 묘법의 경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

 

: 물음과 답변이 어떻게 다를까?

몇 사람이나 이 문제에 사무쳤을까?

형이 부르고 아우가 답하니 집안의 수치로다.

음양에 속하지 않은 특별한 봄이라니

 

가섭과 아난은 세존의 제자들이지만 가섭은 법을 이어받았고,

아난은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하였다.

세존의 제자들 중에 가장 총명하고 가까이서 시중들었던 아난존자께서

가섭과의 이 아름다운 만남이 없었다면 세존의 법은 이어졌을까?

아난은 가섭의 정성어린 설법에 문앞의 찰간을 넘어 뜨리고

가섭의 법통을 이어 받았으니 세존에서 가섭,

가섭에서 아난으로 조사의 대를 이었다.

 

찰간은 절 앞의 깃발 세우는 대나무 장대를 말합니다.

님께서도 찰간을 꺽어 보십시요.

세상이 훤히 보인다고 생각하는 대낮이,

어쩌면 햇빛에 가려서 진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님께서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그것이

사실은 진실을 가리는 환상일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