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5.1
인원: 홀로
답사코스: 청도/운문면 삼계리.천문사입구~나선폭포~천문사입구~수리덤계곡입구~통점마을~신원삼거리
~양바위~신원삼거리~운문사~운문사버스정류장
거리: 14.6㎞ 시간: 4시간30분/ 휴식시간 포함/ 널~널하게
운문사로 가는 이번 구간은 평지에 자리잡은 대가람을 찾아가는 길답게 줄곧 평편하고 쉬운 길이다.
그래서 그런지 급하게 운문사로 가면 정갈하고 평온한 절집의 분위기를 망칠 것 같아서일까.
중간에 실컷 딴청도 부려 보면서 최대한 느리게 걸어보고 싶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많이 느리지만 그만큼 꼼꼼하게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걷는 길은 그 길이 내뿜는 숨소리를 들으며 가는 “호흡의 길”이요 비로소 “길과 하나 되는 길”이다.
부산노포동터미널에서 언양터미널로 이동.
09:00 남대구行 완행버스를타고 운문령을 지나 지난번 답사마친 삼계리에서 하차하고~
천문사 방향으로 가면 눈앞에 우뚝 솟은 2개의 뾰족한 암봉이 쌍두봉이다.
뒤돌아본 삼계리 방향의 전경
보기좋은데 뭔지 알아야지~
이후 천문사 일주문을 지나 곧바로 천문사 대웅전에 들러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천문사 후문으로 나오니 주차장인데 예전에 보지못한 "운문산 생태경관 보존지역"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후 천문사 좌측 담장옆으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곧바로 쌍두봉 등산로 갈림길을 지나고~
우측 배너미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임도처럼 넓은 계곡길이 호젓하게 펼쳐진다.
작은 돌무더기가 있는 갈림길을 만나고, 이곳에서 나선폭포는 우측으로 올라야 한다.
나선폭포에 도착하고~
폭포의 높이로만 따지면 영남알프스의 수많은 폭포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약 40m가 넘는 직벽폭포인데,
동계시즌 영남 지역의 대표적인 자연 빙벽훈련장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는 곳이다.
다시 천문사 입구로 되돌아 나오고, 69번 지방도를 타고 청도 운문사 방향으로 진행한다.
그렇게 진행하니 예전 69번 지방도는 거의 차량 통행이 없었는데 현재의 69번 지방도는 도심의 간선도로처럼
많은 차량이 지나가고, 휴일이 아닌 오늘도 많은 차량이 지나가는데~
휴일인 일요일에는 산업단지의 출퇴근 시간대로 착각될 만큼 많은 나들이객 차량이 지나가지 않을까???
국제신문 둘레길 답사팀도 이런 사실을 알면서 어쩔수 없이 이쪽으로 갈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69번 지방도로 진행하지 않으려면 배너미재를 넘어 사리암, 운문사로 진행해야 하는데 문제는 출입금지구역인
큰골(학심이골+심심이골)을 통과하여야 하고~
만약 언론사가 출입금지구역인 큰골(학심이골+심심이골)을 소개한다면 불교계의 항의를 피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코스가 69번 지방도인데 이곳 삼계리부터 제8코스의 방음리까지는 엄청난 차량들의
통행으로 하여 고통스러운 둘레길이 될수 밖에 없는 셈이다.
연이어 지난구간 진행한 계살피계곡, 성황당, 수리덤계곡 입구를 지나고~
좌측 산자락위로 이름(?)모를 바위가 보기 좋다.
이름을 몰라서~
그렇게 진행하다보니 좌측으로 알프스펜션이 보이는데 그 앞 신원천에 너럭바위와 이름 없는 소(沼)가
어우러져 있는데 차를 타고 가면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을 풍경이다.
그러다보니 희안하게도 신원천의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면 그곳에는 반드시 펜션이 위치하고 있고,
현재 건축중인 펜션들이 보이는 것을 보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것 같다.
서서히 차량이 증가하기 시작하고 한 번 차량이 지나가기 시작하면 10대씩 이상 한꺼번에 지나간다.
또 어떤 지역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서 걸을 필요가 있다.
간간히 나타나는 이넘들이 발길을 붙잡고~
통점마을 회관 맞은편 목향공방 뒤쪽으로 수백 년 된 키 큰 소나무가 보인다.
그렇게 도로를 따르면 좌측으로 웅장한 암봉이 보이는데~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복호산(伏虎山)이다.
땡겨보고~
운문사와 청도읍 방향으로 갈리는 신원삼거리의 전경
도로를 건너 우측 마을쪽 골목길로 들어서니 흙을 구워 만든 붉은색 흙벽돌과 황토를 적절히 섞어 쌓은 흙돌담길이
전통있는 향촌의 풍모를 자아내고~
골목 끝에서 운문천으로 내려서면 물가 건너편에 예전 양반들이 소풍놀이를 즐겼다고 해서 양바위,
또는 용을 닮았다고 해서 용바위로 불리는 바위를 구경하고~
다시 신원삼거리로 되돌아 나오던중 또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복호산의 전경
곧바로 운문사로 향하니 저 멀리 정면으로 억산 깨진바위가 눈에 들어오고, 주변으로 미나리 재배 하우스가 많다.
운문사 버스정류소와 상가지역을 지나고~
보기좋다.
우측 산 위에 커다란 바위가 얹혀 있는 모습인 “호거대(일명 장군바위, 등선바위, 등심바위·516m)”를 바라보고~
이후 입장료 2000원을 내고 매표소를 지나면 그 유명한 운문사 송림이 반겨주는데, 수령300~400년 된 소나무
수천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송림사이로 이어지는 “솔바람길” 길을 따른다.
꽃길의 연속이다.
그렇게 운치있는 “솔바람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운문사 절 직전 주차장을 지나고~
길 좌측에는 비구니 학인스님들이 울력하며 농사짓는 텃밭이고~
우측은 높지도 낮지도 않아 정갈한 느낌이 드는 돌담이 펼쳐지는데~
이 돌담은 1980년대 초반 비구니 학인스님들이 계곡에서 주워 온 돌을 골라서 쌓은 담장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루라도 일하지 않으면 먹어서도 안된다”는 가르침을 실천하는 운문승가대학 “운문사” 라는 이름이
전해주는 울림은 결코 간단치 않다.
“호거산 운문사(虎距山 雲門寺)” 현판
진흥왕 21년(560년) 한 신승이 대작갑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이 절은...
원광법사, 보양국사, 원응국사, 일연 스님 등 우리 역사에 커다란 자취을 남긴 스님들이 머물렀던 곳이며
현재는 국내 최대의 비구니 승가대학이 자리 잡고, 현재 200여 명의 비구니 학인스님들이 부처님의 법과 진리를 터득하고,
나아가 계도중생의 뜻을 펼치기위해 일과 공부를 구분짓지 않고 조용히 용맹정진하고 있는곳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전 문화재청장)는 "운문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비구니 학인스님들이다"라고 했는데~
오늘날 운문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손꼽히는 것도 바로 이 학인스님들의 새벽 예불 광경이다.
수백 명 스님들이 함께 새벽을 여는 낭랑한 염불소리와 절제된 행동은 “더할 것 없는 경건함”과
“모자랄 것 없는 장엄함”의 극치다.
범종루
500년 넘은 반송(盤松· 천연기념물 제180호) 매년 봄 가을로 막걸리 25말을 마신다는 유명한 처진소나무
경내에 있는 법륜상의 모습.
운문사 경내 극락교 아래 이목소(離目沼)가 있는데~
옛날에는 사방 100m가 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큰 연못이었다고 알려진 이 야트막한 웅덩이에는 10세기 중반
운문사를 중창한 보양국사와 서해 용왕의 아들 이목(離目)의 전설이 전해져 온다.
일연 스님이 이 절에서 집필을 시작한 삼국유사에 기록된 이야기다.
보양국사가 중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서해 용왕의 초청으로 용궁을 방문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지면서 용왕이 자신의 아들 이목을 데리고 가 달라는 부탁을 하자 보양국사는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용의 모습을 한 이목은 이 연못에서 지내며 스님의 사찰 중창을 도왔다.
그러던 어느 해 심한 가뭄으로 인근 주민들의 기근이 극에 달하자 스님이 이목에게 부탁해 비를 내리게 했는데,
그러나 정작 하늘의 천제가 격노한 것이 문제였다.
즉, 비를 뿌리는 것은 하늘의 조화인데 감히 바다 용왕의 아들이 이를 거슬렀다는 것이다.
천제는 보양국사에게 사자(使者)를 보내 이목을 벌하려 했다.
보양 스님은 진짜 이목을 툇마루 밑에 숨게 하고 법당 앞의 배나무(梨木)를 가리켰다.
이에 천제의 사자는 배나무에 벼락을 때리고는 하늘로 돌아갔다.
골짜기 연못에 사는 큰 뱀을 일컫는 “이무기”라는 말도 바로 이목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참으로 전설같은 이야기다.
천년고찰 운문사(雲門寺) 범종루에 걸려 있는 현판에는 “운문산 운문사”가 아니라 “호거산(虎距山) 운문사”라는데~
공식 지형도 그 어디에도 없는 이름인 호거산. 한자의 뜻 대로만 보면 “호랑이가 걸터앉은 모양의 산”을 가리키는 듯하다.
이 문제를 놓고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여전히 정확한 답은 없다.
그래서 청도 지역 향토사학계의 의견과 고지도 등에 나타난 호거산의 위치 등을 종합해 간략하게나마 고찰해 본다.
우선 호거산 위치에 대한 여러 주장들부터 살펴보면...
절의 남쪽에 있는 가장 높은 산인 현재의 운문산(1195m)을 원래의 호거산이라고 하는 주장이 있고,
억산과 범봉 일대를 통틀어 일컫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내원암 사리암 청신암 등과 함께 운문사의 4대 부속 암자이면서 운문사 창건 이전에 이미 존재했던 모암(母庵)으로
알려진 북대암이 자리잡은 북동쪽의 복호산(伏虎山·678m)과 지룡산(池龍山.·659m)을 합쳐서 호거산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즉,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운문사 매표소 오른쪽(서쪽) 산등성이 위에 커다란 바위가 얹혀 있는 모습이 보이는
“호거대(일명 장군바위 등심바위·516m)” 주변 일대 산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각 주장마다 나름대로의 근거도 있지만~
하지만 향토사학계의 해석과 김정호 작 대동여지도 등에 나타난 호거산위치 등을 고려할 때
“호거대=호거산” 설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우선 대동여지도를 살펴보자.
먼저 주목할 것이 바로 대동여지도에 나타난 운문산의 위치인데,
고산자 선생은 지동에서 운문산의 위치를 현재의 운문산과 판이한 곳에 표시했다.
가지산과 고헌산 사이 봉우리에서 북쪽으로 뻗은 큰 산줄기 상의 높은 산으로 표시한 것.
즉 현재 문복산의 위치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산에서 서쪽으로 흐른 지능선은 현재의 옹강산 줄기로 보이고 그 맥은 큰 하천 두 개가 합수되는 지점,
즉 현재의 신원천과 운문천이 만나는 운문면 신원리 신원교 인근까지 뻗어 있다.
그런데 바로 이 합수지점 서쪽의 능선상에서 작은 글씨로 호거산을 표시했다.
현재의 운문천 서쪽 자락 능선이다.
또 호거산 표기 지점의 동쪽을 흐르는 운문천 줄기에 '약야계(若耶溪)'가 표시돼 있다.
현재도 운문사 서쪽 하천을 약야계라고 부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 고산자 선생은 호거대 또는 그 주변을
호거산으로 봤다는 뜻이 아닐까???
이와 관련 청도 향토사학회장 겸 경북 향토사학회장인 박윤재 선생도 호거산의 위치를 현재의 호거대라고 단언한다.
박 회장은 "운문사 절 서쪽에 호거산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
호거산이라는 이름은 신라 때 원광법사가 중국 유학을 다녀온 후 운문사에서 주석을 할 때 중국 소주의 호구산(虎丘山)
이름에서 음을 따 온 것으로 보이며 "호랑이가 걸터 앉은 모습의 산" 뜻하는 "호거산"의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광법사는 중국 유학시절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수도였던 소주(蘇州)의 호구산에 들어가 그곳에서 수도하며 평생을
마칠 생각을 한 바 있었는데, 그러나 사람들의 청에 못 이겨 펼친 강론에 청중들이 감화되는 것을 보고 세상에 나가
중생계도를 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고 전한다.
그만큼 높이 37m의 비록 아주 낮은 언덕 같은 산이지만 원광법사에게는 잊을 수 없는 장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또 하나 현재 운문사 약야계도 소주 호구산과 연관돼 있다.
오왕 합려가 죽은 후 제위에 오른 부차가 아버지의 무덤을 만든 곳이 호구산이고, 부차는 월나라 출신 미녀 서시에게
빠져 결국 패망의 길을 걷는 인물이다.
서시는 호구산에서 오왕 부차와 자주 노닐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약야계"란 범려가 서시를 발견한 절강성 소흥의 아름다운 하천 이름이다.
그 약야계가 운문사 옆 하천의 이름이 됐다. 우연의 일치일까.
그렇게 경내를 두루 관람하고~
운문사 야외 인공암벽 시설물
운문사 앞 버스정류소에서 14:30 출발하는 언양행 버스를 타고 언양으로 이동하고~
언양시장內 곰탕집에서 진한 곰탕과 소주1병으로 뒤풀이시간을 갖고 아침에 진행한 순서를 역으로 하여 부산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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