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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한시.법어

삼몽사(三夢詞)

삼몽사(三夢詞)   -청허선사(晴虛禪師 1520~1604)-

 

 

主人夢說客 (주인몽설객)

주인은 꿈을 나그네에게 말하고

 

客夢說主人 (객몽설주인)

나그네는 꿈을 주인에게 말하네.

 

今說二夢客 (금설이몽객)

지금 꿈 이야기를 나누는 두 나그네여!

 

亦是夢中人 (역시몽중객)

꿈속에서 꿈 이야기 하고 있구나.

 

 

스님의 삼몽사(三夢詞)는 많은 사람의 입에 회자하는 시다.

길을 가다 주막집 툇마루에 앉아 쉬던 서산스님이 안쪽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꿈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지은 즉흥시이다.

 

주인과 나그네가 간밤에 꾼 꿈을 서로 상대방에게 말하면서

해몽(解夢)을 하고 싶었나 보다.

이를 들은 서산스님이 꿈 이야기 나누는 자체가 꿈속의 일이라 했다.

 

꿈을 꾸어야 하는가?

깨어야 하는가?

꿈을 꾸는 자는 중생일 테고 꿈을 깨는 자는 부처일 것이다.

 

 

-청허선사(晴虛禪師 1520~1604)-

조선 중기 승려·승병장.

속성은 최씨(崔氏), 이름은 여신(汝信). 자는 현응(玄應), 호는 청허(淸虛),

별호는 백화도인(白華道人)·서산대사(西山大師)·풍악산인(楓岳山人).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왕명에 따라 팔도십육종도총섭(八道十六宗都摠攝)

되어 전국에 격문을 돌려서 승병을 모집하였다.

이때 제자 사명대사 유정은 금강산에서

처영(處英)은 지리산에서 승군을 모았고

자신은 문도 1500명을 모아 이를 총지휘하여

명나라 군사와 함께 평양성싸움에 참가해 공을 세웠다.

 

이로 인해 국일도대선사 선교도총섭 부종수교보제등계존자

(國一都大禪師禪敎都摠攝扶宗俊敎普濟登階尊者)라는

최고의 존칭과 함께 정2품 직위에 올랐다.

1594년 나이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유정에게 승군일을 맡기고

묘향산 원적암에서 여생을 보내다 입적하였다.

해남 표충사(表忠祠등에 배향되었다.